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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June 27, 2020

"더그아웃에서 소리질러" "조금 아파도 뛰지마" 허삼영의 즐거운 삼성 야구 - 뉴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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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6.27 13:57 | 수정 2020.06.27 13:59

허삼영 감독은 '야구는 즐겁고 재미있게 해야 한다'며 '이는 대충대충한다는 의미는 분명히 아니다'라고 했다. / 송정헌 스포츠조선 기자
허삼영 감독은 "야구는 즐겁고 재미있게 해야 한다"며 "이는 대충대충한다는 의미는 분명히 아니다"라고 했다. / 송정헌 스포츠조선 기자

허삼영(48) 삼성 감독은 대구상고 시절 강속구 투수로 주목받던 유망주였다. 빠른 직구에 예리한 슬라이더를 갖춰 대성할 재목이란 평가를 받았다.

허 감독은 1991년 고졸 연고구단 자유계약으로 삼성 라이온즈에 입단했다. 당시 사령탑이 김성근 감독이었다. 김 감독은 허삼영의 가능성을 높이 평가하고 집중적으로 훈련을 시켰다.

하지만 허 감독은 고질적인 허리 부상에 시달리며 기량을 꽃피우지 못했다. 그의 프로 경력은 2와3분의1이닝이 전부다. 1993년 1이닝을 던져 2실점, 1995년엔 1과3분의1이닝 동안 2실점했다. 결국 23세의 젊은 나이에 은퇴하고 삼성에서 프런트의 길을 걸었다. 1군 훈련지원팀과 전력분석팀 등을 거쳐 올해부터 삼성 지휘봉을 잡았다.

누구보다 부상의 아픔을 아는 그이기에 부상 선수 관리가 철저하다. 허삼영 감독은 25일 한화전에서 김상수와 구자욱 등을 라인업에서 제외했다. 일부 삼성 팬들은 “전력을 다하지 않고 완급 조절을 한다”며 허 감독의 시즌 운영을 비판했다.

26일 롯데전을 앞두고 만난 허 감독은 전날 라인업이 주전들의 체력 안배를 고려한 것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니다”라며 확실히 선을 그었다. 허 감독은 “아픈 선수는 쓰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며 조금이라도 몸에 이상이 있다면 주전에서 제외한다는 원칙을 분명히 밝혔다. 이날 경기 중엔 박계범이 1회말 수비를 앞두고 허리 통증으로 이성곤으로 교체됐다.

허삼영 감독의 삼성은 올 시즌 활기찬 모습을 보이고 있다. 주전들의 부상이 이어지고 있지만 백업 선수들이 올라와 이를 훌륭히 메워준다. 이날 롯데전에서도 박계범 대신 나온 이성곤이 6회초 호투 중이던 댄 스트레일리를 상대로 프로 데뷔 첫 홈런을 뽑아냈다. 박승규와 김지찬 등 2000년 이후 태어난 신예들은 에너지 넘치는 플레이로 팀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24일 한화전에서 이학주의 끝내기 안타가 터진 후 모습. 삼성은 더그아웃 분위기가 가장 좋은 팀 중 하나로 꼽힌다. / 연합뉴스
24일 한화전에서 이학주의 끝내기 안타가 터진 후 모습. 삼성은 더그아웃 분위기가 가장 좋은 팀 중 하나로 꼽힌다. / 연합뉴스

“좋아!” “나이스!” “가자!”

왁자지껄한 더그아웃은 삼성 야구를 가장 잘 보여주는 장소이기도 하다. 올 시즌 삼성 더그아웃에서 유난히 우렁찬 응원 소리가 자주 들린다. 24일 한화전에서 이학주의 끝내기 안타가 나왔을 때는 원태인과 박승규 등이 로진백을 이학주에게 던지며 시끌벅적하게 승리를 자축했다.

허삼영 감독은 “야구는 즐겁고 재미있게 해야 한다”며 “더그아웃의 좋은 에너지가 필드에 있는 선수들에게 전해지길 원한다”고 말했다. 허 감독이 분위기를 그렇게 만들면서 삼성엔 응원단장들이 넘쳐난다. 고참 투수 권오준부터 파이팅을 외치니 후배들도 너나 할 것 없이 소리를 지른다. 외국인 선수 뷰캐넌도 익살맞은 행동으로 분위기를 띄운다.

구원 투수들은 따로 휴식을 취하다가 불펜으로 향하는 경우가 많은데 삼성 불펜 투수들은 보통 3~4회까지 더그아웃에서 머문다. 동료들과 함께 응원을 하기 위해서다. 허삼영 감독은 “벤치 싸움이 결국 기 싸움”이라며 “무관중 경기라 더그아웃의 응원이 타석이나 수비로 나가 있는 선수들에게 잘 들린다. 그게 아무것도 아닌 것 같아도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마무리 오승환이 돌아온 것도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린 호재가 됐다. ‘삼성 왕조’를 이끈 레전드 선배는 하위권이 익숙했던 후배들에게 ‘위닝 멘털리티’를 심어주는 존재다. 26일 롯데전이 끝나고 오승환에게 삼성이 이제 6위로 올라섰다고 하자 그는 이렇게 말했다.

“더 이겨야죠. 6위 하려고 야구하는건 아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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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e 27, 2020 at 11:57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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