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10일 “법무부·검찰뿐 아니라 청와대·국정원 등 특수활동비(특활비) 전반에 대해 실태조사를 하자”며 특활비 역공에 나섰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지시로 이뤄진 대검 특활비 감찰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외려 일각에서 법무부 특활비 문제를 제기한 데 따른 것이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국정조사 특위를 만들어서라도 이 정부 특활비를 다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①추 장관이 자기 임기 중에 쓴 건 없다는데 조국·박상기 장관 때는 위법하게 쓴 게 있는지 밝혀야 하고 ②검찰 특활비를 법무부 검찰국에서 돌려서 썼다는 주장도 제기됐다”는 이유다.
주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추 장관을 향해 “자료를 안 내놓고 점검을 방해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추 장관이 ‘나는 내 멋대로 할 일 하니까 싸워보자’는 광인(狂人) 전략을 구사하는 거로 판단한다. 다른 부처는 몰라도 법무부 장관과는 맞지 않으니 더 이상 (광인 전략을) 안 썼으면 하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광인전략(Madman Strategy)’은 자신을 미치광이로 인식시킴으로써 이를 무기 삼아 협상을 유리하게 이끄는 전략을 일컫는 말이다. 주로 국제정치 분야에서 쓰인다.
야당은 특활비 역공을 펼치며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도 함께 겨눴다. “지난해 예산 심의 때 특활비 사용내역 투명화와 50% 이상 삭감을 요구했지만, 여당의 날치기로 이뤄지지 못했다”(이종배 정책위의장) “2021년 청와대 예산에 이름만 업무추진비인 특활비, 통제할 수 없는 혈세가 100억원이 넘는다”(김성원 원내수석부대표) 등의 주장이 이날 회의에서 나왔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 역시 “법무부·검찰·국정원·청와대 등 특활비 전반에 대한 불법사용 실태조사와 대책수립을 위한 국회 특위를 만들자”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추 장관은 아무런 합리적 근거도 없이 특활비 논란을 촉발한 장본인으로 책임이 매우 무겁다. 대통령이 못하면 이낙연 민주당 대표라도 나서서 책임을 물어야 제대로 된 공당이 아니겠냐”며 이같이 말했다.
이번 특활비 논란은 추 장관이 지난 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이 특수활동비를 주머닛돈처럼 쓰고 있다. 루프홀(loophole·제도적 허점)이 있다”고 의혹을 제기하며 촉발됐다. 이에 법사위 소속 여야 위원들은 9일 대검을 방문해 특활비 사용 내역에 대한 검증에 나서기도 했다.
한영익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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